[307호 메멘토0416]

   
▲ ⓒ복음과상황

윤리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보낸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마음에 떠오르는 많은 질문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왜 의롭게 살아야 하지?’였다. 특히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부패와 거짓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드러날 때면, 학생들 앞에서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나 자신이 과연 제대로 아이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회의가 들기도 했다.

삶의 행복을 위해서 많은 아이들이 목표로 삼는 사회적 위치에 도달한 어른들이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삶의 가치관이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의 가르침과 다른 상황에서, 과연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혹시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저 선생이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래.’ 혹은, ‘저 양반도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구먼.’

수학여행이라는 것을 숱하게 가보았다. 버스를 타기도 했고, 배를 타기도 했고, 비행기를 타기도 했다. 학생들이 다니는 수학여행지는 대개 동일하다. 그러니 수학 여행길에 벌어진 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기울어지는 배 안에서 승객들에게는, 제자리에서 기다리라고 말해 놓고 자신과 동료들은 탈출 준비를 했다는 선장과 선원들의 기사를 읽는 순간, 벼락을 맞은 듯 가슴이 저려 왔다.

‘거봐, 우리 생각이 맞았지?’

아이들의 수군거림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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