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호 에디터가 고른 책] 축복의 혁명 / 박철수 지음 / 대장간 펴냄 / 15,000원

물신주의적 기복신앙에 물든 한국교회를 지탄하고 참된 기독교의 복을 제시했던 《축복의 혁명》이 25년 만에 대거 수정·보완되어 출판됐다. 한 세대를 거치며 겪은 시행착오와 깨달음이 추가된 것이다. 저자는 “특별히 초판과는 달리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썼다는 것이 개정판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초판이 나왔을 때만 해도 한국교회의 기복주의에 관한 논의가 거의 없던 때였다. 《축복의 혁명》이 출판된 후에야 기복주의 신앙을 반성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신학적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25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는 과연 기복주의적 축복관을 극복했을까?

“오히려 한국교회는 갈수록 메가처치를 향한 성장주의와 번영신학으로 치닫고 있으며,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기복주의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 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26쪽)

이것이 초판보다 60% 이상 늘어난 분량으로 다시 출판된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더욱 교묘해진 맘몬신 앞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기독교가 ‘기복교’(祈福敎)로 변질되었다.

“경제학자인 게오르그 짐멜은 그의 방대한 저서 《돈의 철학》에서 ‘돈은 사회의 화학적 힘이다’라고 말한다. 돈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관계들을 본질적으로 바꾸어 버린다는 말이다. 남녀 간에 사랑도 돈이 개입되자마자 사랑은 변질되어 버린다.”(207쪽)

십자가를 지고 사는 성도만이 참 복의 힘으로 맘몬의 시대를 거슬러 오른다.

“팔복 산의 꼭대기에 무엇이 약속되어 있을까? 팔복 산의 꼭대기에는 핍박과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 고난과 핍박을 받는 자는 최고의 복을 소유한 자다.(262쪽) … 하나님 나라는 잘 먹고 잘 사는 의식주의 문제가 아니라 성령 안에서 의와 평화와 희락 속에서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삶이다. 이 얼마나 복된 삶인가!”(306쪽)

고난 없는 축복은 가짜이며, 십자가 없는 하나님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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