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호 시사 잰걸음]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눈과 귀를 집중했다. (지금은 퇴임한)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그러나”를 반복할 때마다 증시뿐 아니라 내 마음도 오르락내리락했다. 마침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야! 감탄과 박수가 절로 터져 나왔다. 헌법재판관 8인의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게 국정 개입을 허용하고 권한을 남용하게 한 것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고, 그 정도가 대통령직에서 파면할 만큼 중대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본 것이다.

이로써 박근혜에 대한 탄핵은 마무리되었다. 이제 엄정한 수사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남아 있다. 2016년 10월 24일 〈JTBC 뉴스룸〉에서 최순실 씨의 태블릿PC 의혹을 단독 보도한 지 138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92일만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참 지난하게 느껴졌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대통령이 자기와 친분관계에 있는 민간인과 짜고 불법자금을 거둬들이는 등 사리사욕을 추구했다는 것은 우리 역사에 두고두고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를 폭력이 아니라 평화 시위와 헌법 절차에 의해 탄핵했다는 것은 우리가 어렵게 일궈온 민주주의가 그 진가를 발휘한 쾌거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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