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호 시사 잰걸음]

   
▲ 총회에 참석 중인 총대들 (사진: 박제민 제공)

웬만하면 다 아는 이야기 하나. 무능하고 허영심 많은 임금이 있었다.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만든다는 재봉사들이 찾아와서 특별한 옷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옷이라고 했다. 임금은 기뻐하면서 금은보화를 주고 옷을 만들라고 했다.

그런데 그 재봉사들은 거짓말쟁이였다. 작업실에서 허공에다 대고 치수를 재고 바느질을 하며 옷을 만드는 시늉만 할 뿐이었다. 드디어 옷이 완성됐다고 했다. 임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것이 두려워 아주 아름다운 옷이라고 극찬했다.

임금은 그 옷을 자랑하겠다며 거리 행차에 나섰다. 아름다운 옷을 입었다지만 사실은 홀딱 벌거벗은, 미학적 가치라고는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대다수 사람이 말없이 보고 있는데 한 어린이가 소리쳤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그것은 모두에게 현실을 바로 보게 하는 외침이었다. 임금은 속은 것을 알고 창피했지만 체면을 지키기 위해 계속 걸을 수밖에 없었다. 그 시간, 재봉사들은 금은보화를 가득 싣고 국경을 넘고 있었다. 그들은 바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다 아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밀월여행을 즐기던 지난 9월 어느 날, 조국으로부터 들려온 장로교단들의 총회 소식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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