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호 커버스토리]
▲ 요한계시록의 종말을 그린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1498) (이미지: 위키미디어코먼스) |
‘종말론’은 시간의 마지막 때에 일어날 인간과 세계의 파멸에 대해 생각한다. 더 나아가 죽음 이후의 생명과 물질세계가 초월적으로 변형될 새 창조의 우주를 그려본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을 바라보기에, 종말론은 쉽게 추상적 사변으로 간주되기 쉽다. 하지만 종말의 사고는 이 땅의 삶 및 구체적 현실과 직접 관계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입장과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종말에 대해 어떤 사상과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현재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이냐는 결정이 달라진다.
이 점에서 성서적 종말론은 바른 삶과 실천을 추구하는 기독교인들에게 필수적이다. 종말을 의식하지 못하는 믿음·사랑·희망은 공허한 개념에 그칠 수 있다. 환경 위기에 의한 생태계 재앙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기독교 윤리 실천을 생각할 때도, 우리는 먼저 성서적 종말론을 살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