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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얼굴 드러낸 여성들

기사승인 [340호] 2019.02.28  14: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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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0호 에디터가 고른 책]

   
 

역사에서 사라진 그녀들
하희정 지음
선율 펴냄 / 17,000원

‘젠더로 읽는 기독교 2000년’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고대’ ‘중세’ ‘근대’의 여성들 역사를 다루고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 사라졌거나 배제된 여성들의 역사를 초기부터 살피는데, 첫 주인공은 막달라 마리아다.

“스승 예수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던 막달라 마리아는 왜 흔적도 없이 성서에서 사라졌을까? 죽음을 이겨낸 예수께서 가장 먼저 찾았던 제자 마리아, 절망과 두려움에 떠나간 제자들에게 스승의 부활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메신저 마리아. 성서의 이야기는 여기서 멈춘다.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저자는 4세기경 신학 논쟁이 과열될 때 땅에 묻힌 것으로 추정하는 ‘나그함마디 문서’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정통파 교회가 ‘불온 문서’로 낙인찍은 그 ‘성서 밖의 성서들’에는 마리아에 대한 일화가 곳곳에 등장한다. 추측이나 상상에 기댄 것이 아니다. 역사학자로서의 면모를 여지없이 발휘하며 치밀한 연구를 거친 이야기들이다. 그러면서도 아주 쉽게 썼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저자는 “역사를 지식인의 언어로만 쓰는 것은 또 다른 배제를 낳는 독점 행위”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덕분에 한 호흡으로 ‘인간은 누구나 깊은 성찰과 각성을 통해 진리를 말할 수 있음을 증명한 여성’(중세), ‘시민광장을 스스로 열었던 여성’(근대), ‘인간 존엄과 남녀평등 사상이 기독교 채널을 통해 어떻게 아시아에 받아들여졌는지’(동아시아)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긴 세월을 꿰는 키워드는 ‘안드로포스’(온전한 사람)다. 이는 ‘위를 보는 인간’으로 해석되기도 하는 헬라어다.

“시몬 베드로가 여자는 구원에 맞지 않으니 마리아를 내보내자고 하자, 예수가 답하길 나는 그녀를 인도해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녀는 너와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숨결이 될 것이로되 온전한 사람이 된 여자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되리라.(도마복음 114장)” (22쪽)

온전한 인간은 ‘신의 분노를 일으키는 일곱 표상’(어둠·욕망·무지·치명적 시기심·육신에 대한 집착·중독된 지혜·사악한 지혜)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사람이다(마리아복음). 그러니까 이 책은 일곱 귀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존재 막달라 마리아(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그녀들을 통해 지금껏 숨겨졌던 예수의 얼굴이 드러난다.

이범진 poemgene@goscon.co.kr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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