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호 커버 스토리]

1. 죽음과 죽임이 가득한 일상에서
요즘엔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읽기가 두렵다. 외롭게 혼자 죽은 사연은 차고도 넘치고 동반자살 기사도 한두 꼭지는 실려 있다. 그중 부쩍 늘어난 기사가 생면부지의 젊은이들이 인터넷에서 서로 고통을 나누다가 오프라인으로 함께 만나 동반자살을 했다는 소식이다. 외롭게 고군분투하던 젊은이들이 서로 연대한 것이 죽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참담하다.

일찍이 에밀 뒤르켕(Emile Durkheim)은 전통 사회의 안전망이 빠르게 붕괴하던, 아직 근현대 사회의 법적 보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19세기 프랑스 도시민들의 자살률을 분석하면서, 특정 시기 특정 공간에서 자살률이 급증하는 것은 개인의 일탈이나 병리현상이라기 보다는 사회제도적 원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의 가설대로라면, 10년 넘게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 1위를 계속 유지해온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매일 벌어지는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는 현상이다.

어찌 자살뿐이랴. 자신이 10년 동안 사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분노한 진주의 한 독거 중년은 2019년 4월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이웃들을 무차별적으로 찔러 죽였다. 사망한 다섯 명의 희생자가 모두 여성이거나 노인이라는 점에서 자신보다 약한 자에게 분노를 표출한 ‘사회부적응 범죄’의 전형을 보여준다. 보복형 살인이야 시절 불문하고 있어 왔지만, 폭력과 살인이 분노를 일으킨 유발자를 향하지 않고 오히려 더 약한 불특정인을 향해 있다는 것이 최근 일어나는 잔인한 ‘죽임’ 현장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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