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호 에디터가 고른 책]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정우성 지음/ 원더박스 펴냄/ 13,500원

“난민을 만나며 한 가지 확인한 게 있다면, 그들 누구도 스스로 난민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원하지 않았던 난민이 되었다. 난민을, 그리고 난민촌을 직접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다면, 그들을 돕는 문제에 대해, 그리고 유엔난민기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난민촌을 방문하는 경험은 전문적인 구호 활동가들에게도 흔한 기회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내게 정말 큰 행운이 주어졌다는 점, 그리고 이 기회를 소중하게 써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 한다.”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배우, 아니 ‘저자’ 정우성의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가 얼마나 난민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성실히 기록해왔는지, 얼마나 진심을 담아 전하려 하는지 알아채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이 ‘연예인들의 연예인’은 대체 무슨 이유로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직을 이토록 열과 성을 다해 수행하는 걸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난민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 … 내가 사는 곳의 이웃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국제 사회에까지 넓히는 것이야말로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살아가는 데 서로가 얼마나 강하게 연결이 되어 있는지, 또 연대와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자각하게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더불어 살아가려는 연대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2014년 네팔의 벨당기·사니스차르 캠프를 시작으로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등 분쟁 지역 난민 캠프를 해마다 자비를 들여 방문하면서 난민들을 만나오고 있다. 이 책은 그 생생한 증언이다.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당시 배우로서 “데뷔 20여 년만에 처음” 겪는 엄청난 비난 댓글과 악평, 비방에도 아랑곳없이 자기 소신을 밝힌 바 있는 그의 진심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옥명호 편집장 lewisist@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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