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호 잠깐 독서]

   
불평등의 세대
이철승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 17,000원

21세기 한국 사회의 불평등 기원론
켜켜이 자리한 통계자료들이 빛나는 사회학자의 책. 386세대가 상층부를 대다수 점하는 정치, 경제계 현실을 비롯해 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의들로 한국 사회는 386세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부모보다 큰 성공을 거머쥐는 동시에 취업난을 겪는 자녀들마저 부양해야 하는 낀세대로서 그들이 어떻게 기득권을 차지하고 유지해왔는지 밝힌다.

386세대 개개인은 그때그때 자신들의 상황에서 권위주의 정권과 맞서 싸우고 세계화와 정보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한편,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각 시민단체, 노동조합, 기업 조직의 성장을 최전선에서 이끌면서 오늘날 상층에 이르렀을 뿐이다. … 하지만 ‘개인 수준의 합리적 선택’이 ‘사회 수준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예는 비일비재하다. … 오늘날 상층 노동시장을 대규모로 장악한, 역사상 최대 출생 세대이자 가장 응집적으로 네트워크화되어 있는 386세대는 스스로가 구축한 네트워크 위계로 인해 발생하는 폐해를 시정하고, 그 희생자들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330쪽)

 

   
설교에 관하여
조엘 R. 비키 지음 / 송동민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 33,000원

 

무엇이 ‘체험적 개혁파 설교’인가
체험적 개혁파 설교란 무엇인지 과거 설교자들의 실제 사례로 짚어보고, 나아가 오늘날에 맞는 체험적인 설교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개혁주의 교회에서 설교를 해온 저자의 40년 설교 경험이 녹아있다.

여러분은 머릿속에 지식을 채워 주지만 마음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설교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 또 여러분은 마음에 감동을 주지만 머릿속에는 자극을 주지 않는 설교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 이런 설교의 두 가지 병폐에 담긴 가장 큰 비극은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와 사랑의 중대한 연관성을 끊어 버린다는 데 있다. … 복음의 진리 없이는 사랑이 생명력 있는 뿌리를 지닐 수 없다. 그러므로 사랑이 싹틀 수 있도록, 성령께서 우리 마음속에 그리스도의 진리를 생생히 일깨워 주셔야만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설교이며, 이 책의 주제는 바로 그 설교에 관한 것이다. (34쪽)

   
한비자, 이게 법치(法治)다!
이성주 지음 / 신병근 그림
생각비행 펴냄 / 13,000원


한비자의 ‘법치 사상’을 자녀와 함께 읽는다면?
2,300년 전 전국시대의 혼란기에 한비자는 법의 공평성과 형평성을 주장했다. 이 책은 한비자의 법 사상을 알기 쉽게 대화체로 풀어썼다. ‘생각비행 1318 청소년 사상사’ 제5권으로, 이 시리즈는 동서양 사상가들의 고전을 흥미로우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플라톤, 이게 나라다!》 《아리스토텔레스, 이게 행복이다!》 《공자, 이게 인(仁)이다!》 《묵자, 이게 겸애(兼愛)다!》가 나와 있다.

법은 권력자가 가지지 못한 자, 힘없는 자들을 ‘손쉽게’ 통치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우리 사회 저변에 뿌리 깊게 남아 있다. 특히나 동양 문화권에서 법에 대한 인식이 서양 문화권에 비해 더 좋지 않은 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법’이란 것 자체가 동양 문화권… 그러니까 유교 문화권에서는 환영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이 바로 한비자였다. … 왜 이런 인식의 차이가 생긴 걸까? 한비자가 주장했던 ‘법’은 과연 어떤 것일까? (‘여는 말’에서)

 

   
천로역정 두 번째 이야기
존 버니언 지음 / 최종훈 옮김 / 박형진 해설
포이에마 펴냄 / 15,000원


‘크리스천’의 아내와 아이들이 떠난 순례
《천로역정》에 2부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는 ‘크리스천’이 큰 짐을 지고 순례하는 1부이다. 1부 출판 6년 뒤인 1684년에 존 버니언은 2부를 펴내는데 ‘크리스천’의 아내와 아이들의 순례기를 담았다. 유명한 고전이기도 하지만, 번역·그림·해설만으로도 충분히 소장할 만하다.

이제, 바라건대 이 보잘것없는 글과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에게 이 작은 책이 은총이 되기를. 그리고 이 책을 사드는 이들에게 돈을 잃거나 내버렸다고 여길 빌미를 주지 않기를. 뿐만 아니라 이 《천로역정》 두 번째 이야기가 선한 순례자들이 저마다 품은 생각에 딱 들어맞는 결실이 되기를, 아울러 방황하는 이들을 다만 얼마라도 타이르게 되기를, 그리하여 그 걸음과 마음을 바른 길로 되돌리기를. 이것이 글쓴이 존 버니언이 마음을 다해 드리는 기도이니.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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