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호 에디터가 고른 책] 시드니 E. 알스트롬 지음/ 김영재 옮김 / 복 있는 사람 펴냄

   
▲ 미국 기독교사시드니 E. 알스트롬 지음/ 김영재 옮김복 있는 사람 펴냄/ 65,000원

보도자료용 신간으로 도착했을 때부터 눈길을 끌었다. 우선 1,584쪽 분량에 무려 2.1kg에 가까운 무게부터 압도적이었다. 이에 더해 저자가 ‘미국 종교사의 대가’인데다 책 출간이 ‘미국사 연구의 일대 사건’이었다니, 주제와 내용의 무게감이 전해오는 듯했다.

원제(A Religious History of the American People)만 놓고 보면, 이 책이 미국의 ‘기독교 역사’를 넘어 ‘종교사’ 전체를 담고 있으리란 예상이 가능하다. 실제로 목차를 훑어보는데, 흥미로운 항목들이 꽤 눈에 띈다. 지극히 당연하게 청교도를 비롯하여 ‘대각성’과 조나단 에드워즈, 복음주의는 물론 메노파와 아미시 같은 독일 소종파가 나온다. 이에 더해 유니테리언이나 모르몬, 크리스천 사이언스는 물론, 뉴에이지와 적극적 사고, (노만 빈센트) 필 현상을 거쳐 신지학과 비밀교, 점성술까지 다룬다. 미국 역사를 서술하면서 전통 기독교와 (이단, 사이비를 포함하여) 다른 종교를 함께 다룬 책이 또 있나 싶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힌 역사 서술 원칙은 네 가지다. 종교사는 세계사라는 더 큰 틀 안에 두어야 하고, 교회를 반대하는 ‘세속적’ 운동 및 확신도 포괄해야 하며, 다양하고 급진적인 미국의 종교 운동에 주의를 기울일 뿐 아니라 인구통계학적·정치경제적·사회적 상황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 한 마디로 줄여 말하면, 이 방대하고 엄청난 역사서는 “비전통적인 신앙도 종교라는 통합적인 개념으로 동등하게 보는 시각”(옮긴이)에 따라 쓰였다는 얘기다.

이런 원칙에 따라 “인간 공동체로서 존재”하는 사이비 종교나 교파들까지 충실히 기술한 결과, 오히려 그것들이 미국의 ‘교파 교회’나 ‘기독교 전통’과 어떤 연관성을 지니는지 엿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미국의 ‘정통’ 기독교와 교회 역사‘만’ 공부하려는 이들의 기대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지만, 그렇기에 미국 역사에서 기독교의 역할과 의미를 제대로 보여줄 법하다.

출퇴근 길에 들고(때로 안고) 다니며 읽었는데, 역시나 무게와 두께 때문에 쉽지는 않았다. 그 때문에 책꽂이에 한 번 꽂아버리면 다시 뽑아들기도 쉽지 않을 듯하다. 그냥 한동안 책상 위에 올려둔 채 짬날 때마다 목차를 펼쳐 ‘관심 가는’ 항목을 골라 ‘공부 삼아’ 읽어도 즐거울 것 같다.   

 

옥명호 편집장 lewisist@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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