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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공동체의 환대와 우정을 갈망한다

기사승인 [350호] 2019.12.30  10: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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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0호 레드레터 크리스천] 사회적 약자를 품는 우정과 환대의 공동체 사역자 크리스틴 폴

크리스틴 폴(Christine D. Pohl), 국내 독자들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그녀의 책을 한 챕터라도 읽어본다면, 장 바니에와 헨리 나우웬의 소중한 유산인 우정과 상호존중의 영성이 고스란히 글에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크리스틴 폴 교수는 오랫동안 라브리와 라르쉬 공동체 등에서 사역했으며, 고든콘웰 신학교와 에모리 대학교에서 사회 윤리를 공부한 뒤, 현재 미국 애즈버리 신학대학원에서 사회윤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런데 학교 졸업 이후부터 교편을 잡기 전까지 11년의 기간을 조금 특별한 경험으로 보냈다. 처음 6년은 자신의 기독교 서점을 운영했고, 이후 몇 년은 난민 정착과 관련한 일을 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그녀의 관심은 자신이 체험한 현장의 신앙, 실천의 사역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강의를 비롯하여 저술 활동, 노숙인 쉼터 사역과 난민센터 지원 등 다양한 운동을 지원하는 한편, 사회의 가장 연약한 자들과 그리스도인 및 기독 공동체를 끊임없이 연결시키며 우정과 환대, 연대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학기 중 가장 바쁜 시기임에도 지난 3주간 내내 인터뷰 질문에 대답할 내용을 생각했다는 크리스틴에게서 따뜻한 환대의 기운을 느꼈다. 인터뷰는 이메일로 이루어졌다. 

 

   
▲ (사진: Calvin Institute of Christian Worship)

안녕하세요, 크리스틴. 이렇게 온라인상으로 인터뷰를 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당신의 가장 최근 저서 《공동체로 산다는 것》(Living into Community: Cultivating Practices that Sustain Us, 죠이선교회출판부)이 한국에서 얼마 전 출판되었습니다. 전작들에 이어 당신은 기독교 공동체가 약한 자들, 낯선 사람들을 환대하고 우정을 맺어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며 발전시켜 왔는데요. 
약한 자들과 낯선 사람들을 환대하고 우정을 맺어야 한다는 저의 신학적 강조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는 개인적으로 환대를 주고받았던 복합적이며 경이로운 경험들을 많이 했기 때문일 겁니다. 또 다른 부분으로는, 제가 썼던 박사 논문 주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기독교 전통에서의 환대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하면서 1,5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독교 신앙과 증거의 중심에는 환대의 실천이 있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소속감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공동체의 환대를 갈망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도덕적 질문의 많은 부분들이 이 같은 문제들을 반영합니다. 즉, 여기에 누가 포함되고 누가 배제되는가,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지닌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 말이지요. 저는 이와 같은 문제들이 환대의 렌즈를 통해 신학적으로 다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복음의 중심부에는 환대가 주는 능력과 은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구세주가 이 세상에 오셨을 때 그는 우리를 맞이하러 오시기도 했지만 동시에 환대를 필요로 하셨습니다. 
최근의 신학적 동향을 보면 공동체 혹은 공동체 정신에 대한 신학적 접근이나 토론이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자로서 또한 윤리학자로서 당신의 배경과 관심이 현재 주류 신학계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최근 신학계에서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조금씩 있어왔지만, 대체로 추상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공동체에 당면한 어려운 상황을 심리학적 도구나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저는 신자들이 공동체를 좀 더 생기 있고 안정적이며 신실하게 세우는 것을  돕기 위해 기독교 전통의 자원들을 사용하고 싶었고, 그 자료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 의해 공유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공동체와 회중의 모임은 위대한 성취의 자리이지만 동시에 깊은 실망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기독교 전통의 더 깊이 있는 쓰임새(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저의 연구가 우리에게 닥친 도전들을 다루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오늘날은 어느 때보다 안전한 공동체에 대한 열망이 높은 시대입니다. 다른 종교들과 사회적 운동들 역시 이와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대의 문화가 기독교 고유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중앙아시아 같은 이슬람문화권을 방문하게 되면 그들 문화에 뿌리 깊이 박힌 환대의 정신을 종종 경험하게 되지요. 낯선 이방인들을 환영하고 받아들이는 면에서 기독교의 전통은 다른 문화와 어떻게 구별될 수 있습니까?
누군가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는 것은 뿌리 깊은 인간의 관행이기 때문에 많은 사회들은 환대의 실천을 높이 사고 충실하게 이행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적 환대는 다른 종교, 사회적 관습과는 구별되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예수의 말씀에 기반을 두고 형성되었습니다. 마태복음 25장 31~46절, 그리고 누가복음 14장 12~14절에서 예수는 특별히 “지극히 작은 자”(least of these)를 향한 환대를 강조합니다. 그들은 한 눈에 보기에도 환영받을 만한 이들이 아닙니다. 기독교는 전통적으로 “꿍꿍이가 있는”(ambitious) 대접, 무언가를 얻기 위해 베푸는 행동에 경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가족, 친구, 가까운 이웃들을 대접하는 것을 건너뛰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는 우리의 관심과 돌봄의 영역을 넓히고 사회 바깥으로 내몰린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삶으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일상과 가정, 그리고 공동체 안에 그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도록 초대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가 곧 예수를 초청하는 장소이며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장소입니다.

교수님은 우리가 공동체와 지도자들을 바라볼 때 그들이 비전을 잃은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새로운 사고와 의견을 말하는 것과, 생각 없이 불만과 불평을 쏟아내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불의에 저항하는 것과 감사를 유지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 같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사랑과 진실함, 그리고 겸손함 안에서 진리를 말하라고 도전합니다. 이 덕목들을 갖추지 못한 정직한 진리의 말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타인을 향한 혹독한 비난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진리는 사랑과 진실함이라는 상황 안에서 선포될 수 있습니다. 사실 공동체와 사람들이 행하는 잘못은 아주 쉽게 눈에 띄는 것이라서 만약 우리가 그들의 약점과 실망스런 부분에만 집중한다면 어느 곳에 가든지 문제는 발견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하나님이 주신 것들에 감사하며 공동체 안으로 들어갈 때, 우리의 시야가 달라지면서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집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개발해야 할 거룩한 습관들, 즉 환대, 충실함, 진실한 삶, 감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습관들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날 적지 않은 수의 교회와 사역자들이 그들의 심각한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독교 정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전통의 실천을 가지고 세상에 나아가기에는 이미 공동체의 윤리성이 적지 않게 훼손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공동체의 생활방식이 그 어떤 설교보다 설득력이 있다”는 교수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것일까요? 교회가 가진 내부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에게 환대를 베푸려는 것은 자기기만이나 위선이 아닐까요?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하는 일들은 세상을 향해 진행 중인 막대한 간증이며 설교입니다. 이견을 조율하고, 성도에게 닥친 어려움을 다루며, 사역자와 봉사자를 대하고, 재정과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일 등이 바로 그것이지요. 세상은 우리의 일을 통해 교회를 보고 또 교회에 대해 듣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동체의 아름다운 찬양과, 성경에 근거를 둔 풍성한 신학적 설교들은 종종 우리가 저지르는 실패들에 가려져 보잘것없어 보입니다. 그리스도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곧 예수를 따르는 것이 무엇인가를 세상에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설명이 될 것입니다. 

   
▲ 유튜브 화면 갈무리.

그리스도인 개인이나 공동체가 완벽해진 후에야 비로소 교회 밖의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거룩하게 빚어가기 위해 환대의 행위를 사용하시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공동체 내부의 문제를 회피하거나 덮기 위한 수단으로 외부의 대상에게 친절을 베풉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며 부정직하며 위선적인 행동입니다. 동시에 공동체 내부의 구성원과 새롭게 들어오는 이들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와 같은 공동체는 안전하지 않을 뿐더러 신뢰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러므로 공동체의 리더들은 고백, 회개, 용서를 이행함으로써 이 모든 실천들이 일치되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교회에서는 오랫동안 섬기던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고, 이들을 가리켜서 부르는 ‘가나안 성도’라는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그들의 특징은 단순히 교회를 쇼핑하거나 좀 더 완벽한 공동체나 사역자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공동체에 충실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믿음을 지키기 위해’ 떠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서의 불복종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약속을 지키는 것 사이의 긴장에 놓인 이들에게 교수님의 책은 어떻게 다가갈 수 있습니까?
미국에도 그와 같은 움직임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비슷한 문제들이 있을 것입니다. 서약의 중요성, 그리고 자신의 신앙과 관계에 관한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 때문에 공동체를 떠나는 것은 매우 힘겨운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그 공동체에 아주 큰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공동체를 떠나는 문제와 같은 중요한 결정은, 사랑과 분별을 요구하면서 또한 다른 이들을 배려하려는 노력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 중 하나로 입장이 다른 집단들이 서로를 ‘악마처럼 여기기’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표면적으로는 공동체의 와해가 조금 덜 고통스럽게 보일 수 있습니다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아마도 우리는 각자 다른 방법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그것은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이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고 자기와 다른 신앙과 실천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들을 인간 이하로 대접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실하고 진실한 삶과 소리를 추구하는 이상,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사랑의 빚을 진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진실된 삶을 추구하면서 공동체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한국의 젊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진실하게 사는 것은 삶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인내와 사랑이 결합된 작은 방식으로 진실하게 사는 법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신실함과 진실함으로 가득 찬 삶은 은총으로 시작되어 은총으로 마무리됩니다. 공동체 안에서 거룩한 습관들을 강화하는 것은 ‘퍼포먼스’(보여주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예수의 길을 따르려는 갈망에 대한 반응이지요.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선한 일이며, 생명을 주며 때때로 아름다운 일이지요. 

 

 

심연수
본지 해외편집위원. 

 

 

[폴 크리스틴의 주요 저서] 

   
 

손대접 

정옥배 옮김 / 복있는사람 펴냄 / 2002년 

나그네를 영접하는 그리스도인의 오랜 전통을 살핀다. 현대의 ‘손대접 공동체’인 라브리, 라르쉬, 가톨릭워커 등에서 10년 넘게 사역한 크리스틴 폴의 경험이 녹아있다. (원제: Making Room: Recovering Hospitality as a Christian Tradition)






 

   
 

약한 자의 친구 

박세혁 옮김 / 복있는사람 펴냄 / 2012년

구호활동가 크리스토퍼 휴어츠와 함께 쓴 책으로, 가난한 이들과의 생생한 우정 이야기를 통해서 ‘영성’ ‘공동체’ ‘선교’에 대한 핵심에 다가간다. (원제: Friendship at the Margins)








 

   
 

공동체로 산다는 것

권영주·박지은 옮김 / 죠이선교회 펴냄 / 2014년

감사, 약속, 진실함, 손대접 등 일상의 실천이 어떻게 공동체를 보듬으며 정착시키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책이다. (원제: Living into Community)

크리스틴 폴 goscon@goscon.co.kr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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