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호 잠깐 독서]

역사적 일요일 톺아보기

   
▲ 일요일의 역사 / 후스토 L. 곤잘레스 지음 / 이여진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15,000원

뛰어난 역사학자 후스토 곤잘레스가 정리한 일요일의 역사. 콘스탄티누스 이전부터 종교개혁과 그 이후를 다룬다. 기독교인들이 일요일을 어떻게 지켜왔는지, 그리고 일요일이 어떻게 안식의 날과 금욕의 날이 되었는지 추적한다.

이제 성찬에 참석하는 이들이 교회에 들어오기로 결심한, 사회 전체에서 소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실상 지역 사회의 모든 사람이 되자, 초점이 공동체에서 떡과 포도주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이제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떡과 포도주를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기 위해서, … 복을 받기 위해서 교회에 다녔다. 단순히 교회에 다니기만 해도 이미 복을 받았기에 … 성찬에 참여할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맥락 안에서 그 기념 예식의 기적이 떡과 포도주에 있다는 의식이 점점 강해졌으며, 어떻게 하다 보니 떡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었다. (147쪽)
 

1대 99가 아닌, 20대 80

   
▲ 강남 좌파2 /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펴냄 / 13,000원

한국 사회에 만연한 ‘1% 대 99%’ 프레임이 불평등을 은폐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밝힌다. 1% 재벌 비판에 모든 관심이 쏠리다 보니, 오히려 개혁 동력을 잃어버린다는 지적이다. 중상류층 20%가 먼저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근거가 신랄하고 탄탄하다. 저자는 불평등에 분노하는 20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수가 되리라는 희망을 드러낸다. 참고로 20%의 기준은 연봉 하한선 5,062만원 또는 연소득 약 1억 원이다.

… 불평등 완화를 위해 상위 20%에 대해 무엇을 요구한다는 건 엄청난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이다. 그 어려운 일을 다루어야 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지만, 정치는 상위 20%가 지배하고 있다. 전문가 집단도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 불로소득 총액의 90% 이상을 상위 10%의 사람들이 차지한다.) 이들이 자신의 기득권 유지를 전제로 만들어내는 1% 개혁안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 오히려 20% 개혁이 1% 개혁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제1장’ 중에서)

‘결속의 춤’ 추게 하는 ‘관계의 언어’ 배우기

   
▲ 무엇이 여자를 침묵하게 만드는가 / 해리엇 러너 지음 / 양지하 옮김 / 부키 펴냄 / 20,000원

저명한 심리상담가인 저자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가정이라는 강렬한 정서적 공간”에서 어떻게 자기 목소리를 듣고 또 낼 수 있는지 알려준다. 또한 언어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이해받기도 하는 인간이 ‘관계의 언어’를 어떻게 배우고 말할 수 있는지 가르쳐준다. ‘The Dance of Connection’이 원제인 이 책은 관계의 단절(disconnection)을 딛고 서로 결속하는 춤을 추도록 돕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지혜와 가르침을 담았다.

별일 없이 평안하거나 가벼운 상황에서라면, 아버지는 늘 매력 있고 유쾌한 사람이었다. … 그러나 뭔가 문제가 생겨 감정적인 해결이 필요할 때면, 아버지는 입을 다물었다. … 관계에 관한 한, 그저 농담을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서면 아버지는 완전히 무력했다. (37쪽)
많은 일들이 그렇듯, 대화의 2단계 과정은 이론적으로 간단해 보인다. 첫째, 질문하고 들을 것. 둘째, 차이에 대해 이야기할 것. 그러나 이 과정을 실제로 실행하기란 쉽지가 않다. (139쪽)
 

현장 운동가가 정리한 한국 복음주의 사회선교 30년사

   
▲ 하나님나라를 응시하다 / 구교형 지음 / 대장간 펴냄 / 13,000원

30년 넘게 복음주의 사회선교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겪은 일들을 기록했다. 성과뿐 아니라 한계도 덤덤하게 기록하고자 한 저자는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 지금 남겨진 전망과 과제를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넓은 지도를 그리듯 다양한 정보를 서술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는 책.

그곳이 가정이든 직장이든, 해외선교 또는 사회선교의 자리든, 우리가 현장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꼭 우리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늘 엄청난 성과를 내기 때문이 아니다. 있어야 할 그 자리에 그리스도인이 있지 않으면, 그들은 ‘하나님이 당신의 외아들을 주실 정도로 세상(우리)을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고, 오히려 자신들이 버림받았다고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어서, 하나님의 메시지가 되는 게 선교요, 하나님나라의 증거일 것이다. (227-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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