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호 에디터가 고른 책]

   
▲ G. K. 체스터턴 지음
/ 송동민·서해동 옮김
아바서원 펴냄 / 24,000원


작가, 비평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100여 권의 책을 쓴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책. 위트와 역설이 가득한 그의 기독교 변증은 ‘촌철살인’이라는 수식어로도 부족하다. 

문득, 그의 소설을 낸 국내 출판사들은 그를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열린책들이나 팽귄클래식코리아의 소개에 따르면, 체스터턴은 무려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현대 대표 문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거장이다. 그가 쓴 ‘브라운 신부 시리즈’(1911-1935년까지 5권으로 출간)의 캐릭터 브라운 신부는 셜록 홈스 등과 함께 ‘세계 3대 명탐정’으로 꼽힌다고 한다. 

그가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인 1925년에 낸 책이 ‘The Everlasting Man’(영원한 사람)이다.(《정통Orthodoxy》은 1908년, 서른네 살 때 썼다.) 세계대전 후 기독교는 지식인들로부터 적잖게 비난을 받고 있었다. 특별히 기독교를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경계인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체스터턴은 그들을 ‘최악의 판단자’라고 일갈한다. 

“최악의 판단자는 이미 선입관에 사로잡혀 판단하는 사람이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기독교인은 점점 신경질적인 불가지론자가 되고, 처음부터 몰랐던 해묵은 논쟁에 사로잡혀 있고, 무엇인지 모르는 것에 대해 따분해 하고,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것에 대해 이미 피곤해져 있다. 이 사람은 유교인처럼 차분하게 기독교를 판단하지 못한다. 자신이 유교를 판단할 때처럼 기독교를 평가하지 못한다.” 

체스터턴은 이런 이들을 염두에 둔 채, 그리스도가 뭇 신화적 인물들과 어떻게 다르며 기독교가 유사 종교들과 왜 다른지 드러낸다. 인류 역사를 건조하게 볼 때, 이상하고 독특하게 보이는 두 존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피조물’과 ‘그리스도라 불리는 사람’이다. 하여 이 책의 1부는 인류가 그리스도를 알지 못한 때 펼친 모험을 담았고, 2부는 인류가 기독교인이 되어서 발생한 변화를 정리했다. 이 둘을 통째로 바라볼 때, 2천 년 시공간을 흘러온 교회와 맞닥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와 견줄 만한 것은 없고 닮은 것도 없다. 교회는 오래된 만큼 여전히 새로운 존재이다.”  

 

※ 전자책은 홍성사에서 출판됐다.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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