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에서 보낸 일주일 / 벤 위더링턴 3세 / 이레서원 펴냄
1,000년 후 사람들이 오늘을 '읽는'다면
지금은 저녁 9시 10분전. 내 앞에 앉아있는 큰아들은 조금 전 브루노 메이저라는 가수의 라이브 채팅에서 들었던 노래에 영감을 받아 조율이 덜 된 기타를 들고 영어 가사로 된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가만히 살피며 물어보니 ‘Nothing’ 이라는 곡의 가사를 가지고 즉석에서 곡을 만들며 녹음을 하고 있단다. 녹음이라고 해봐야, 아이폰에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하다가 어색하면 끊고 추가로 녹음버튼을 누르는 아이디어 기록 수준의 것이지만. 가사는 동생이 새로 장만한 아이패드에서 크롬(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유사한 인터넷 브라우저)을 열어서 네이버 포탈에서 검색해서 나온 한 블로그에 나와 있는 영어와 해석 페이지를 보고 있다. 보통 저녁 시간에 아파트에서 노래나 악기 연주를 하는 것은 층간 소음 문제로 조심스러운 것이지만, 어쿠스틱 미니기타를 피크 없이 손톱으로 가볍게 스트로크 방식으로 연주를 하며 가성으로 부르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