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선 기독교
미로슬라브 볼프 지음/김명윤 옮김
IVP 펴냄/13,000원

현대 사회의 공적 영역에서 기독교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 다양한 종교와 세계관이 충돌하는 다원적 문화 현실에서 기독교는 ‘공적 신앙’(public faith)으로서 어떻게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는가? 《배제와 포용》의 저자 미로슬라브 볼프 예일대 교수가 이 책에서 예언자적 종교로서 기독교신앙의 공공성을 제자도의 맥락에서 제시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이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자 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세상을 고쳐야 한다’는 책임감과 공공선을 통한 섬김은 예언자적 종교로서 기독교 특유의 기질과도 같다. 이는 유일하신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겠다는 헌신의 결과다. 하지만 미래에는 그러한 영향력을 권력의 핵심에서부터 발휘하기보다 사회의 변두리에서 펼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핵심으로부터 멀든 가깝든 종교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다원화된 세상에서 기독교 공동체는 수많은 행위자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118쪽)

설교자의 서재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 지음/오현미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11,000원

저자는 ‘세속적 책읽기’를 통해 어떻게 대중의 공감을 얻고 그들에게 강렬한 심상을 심어줄 수 있는지 다양한 작품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그런 공감을 설교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청중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설교를 하고 싶은 설교자들뿐 아니라,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는 방법을 알고 싶은 일반 그리스도인에게도 독서를 위한 현명한 안내자가 되어 주는 책이다.

설교자가 무엇인가를 듣거나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언어의 힘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며, 설교자는 단순히 공교한 말재주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화목의 은혜를 신실하게 선포할 사람으로 부름받았다는 것이다. 힘 있는 언어, 찬란한 언어를 구사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설교자가 원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신비롭고 강력한 성령의 역사 때문이다.(114쪽)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
전쟁없는세상 엮음
포도밭 펴냄/10,000원

군대 대신 감옥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호와의증인 신자들 외에도 평화주의 신념에 따라, 반군사주의 및 반국가주의 신념에 따라, 또한 소수자운동, 인권운동, 생명사상 등의 맥락에서 입영을 거부하는 이들이다. 이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중에서 53인이 작성한 소견서들을 평화주의자/반군사주의자들의 네트워크인 전쟁없는세상에서 책으로 엮었다. 2001년 오태양부터 올해 강길모까지, 14년에 걸친 기록들이다.

저는 여전히 한 가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보다 전쟁을 원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거라고 말입니다. 누군가는 전쟁이 없는 세상이 가능하기나 하겠냐고 묻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 전쟁 없는 세상이 더 당연한 것 아닌가 반문해 봅니다. 그런대도 만약 지금 우리 주변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이 누구인지 물을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요. 전쟁은 늘 그럴싸한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지금까지 그럴만한 이유를 가졌던 전쟁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박정경수, 115쪽)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고리대금업자들이 없을 때에도 많은 가난한 사람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지식과 자제심이 부족했다. 지금 교회와 각종 단체들은 성경을 기초로 재정에 대한 기본교육을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 훈련은 일대일이나 그룹 형태로 진행할 수 있고, 멘토들이 팀을 이뤄 교육받는 사람들과 장기적인 인간관계를 맺으며 책임감을 불어넣어 주는 사역을 감당한다.(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