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호 시사 잰걸음]

   
▲ 사진: 청와대 제공

감동했다. 2017년 1월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규철 특검보가 한 말 때문이다.

“경제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

특검은 이재용에 대해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재용 개인에게는 딱한 일이지만, 더 이상 재벌이라고 해서 수사와 재판을 피해갈 수 없으리라는 기대가 생겼다.

그런데 실망했다. 19일 새벽 5시, 불현듯이 잠에서 깨어 TV를 틀자 화면 아래 붉은 띠에 흰 글씨로 뜬 속보 때문이다.

“‘430억 뇌물’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조의연 판사는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률적으로 다투고 있을 때는 웬만하면 불구속 수사를 하는 원칙에 따라, 꼭 구속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었다.
허무했고 하루 종일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퇴근길 라디오에서 이재용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의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예측 보도가 나왔다. ‘그것은 안 돼!’ 화가 났다. 그리고 마음먹었다. ‘에잇, 이재용에 대해서 한 번 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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