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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지쳐 도망치고 싶은 이들에게

기사승인 [0호] 2020.04.28  14: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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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서평] 말 하자니 일이 커지고 안 하자니 속이 터지고 / 김지윤 지음 / 김영사 펴냄

세상 어려운 관계 맺기
저자가 워낙 유명하고 탁월하다보니 믿고 보는 책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제목이 너무 와 닿았다. 딱 다른 설명 필요 없이 제목 그대로. 진심은 다 통할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며 살았으나 나의 진심은 ‘하나님만이 아신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은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누군가의 마음은 ‘딱 표현하는 만큼’ 안다(표현 너머의 것은 ‘믿어주는 것’인데, 이 부분은 망가진 관계에선 전혀 손 쓸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나마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 관계는 저절로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배워야 하는 영역이었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일상에서 비일비재하게 마주하는 것이지만 사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관계’를 배울 생각은 못하게 된다. 워낙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냥 나와 말 맞고 맘 맞는 사람과 잘 지내면 된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럼에도 우리는 직장에서, 가정에서, 기타 여러 그룹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산다. ‘좋은 관계를 맺는 법’에 대해서 저절로 터득할 수 있다거나, 특별히 관계에 탁월한 사람들만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편견에 대해 저자는 여러 차례 강의와 집필을 통하여 “그렇지 않다!”라고 말해왔다. 이 책은 특히 ‘표현 기술’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 말 하자니 일이 커지고 안 하자니 속이 터지고
김지윤 지음
김영사 펴냄

소소하게 시작된 갈등이 하나하나 쌓이고, 너무 소소해서 불편함을 말하는 것도 쪼잔해 보이니 제 때 표현하지 못해서 결국 돌이키기 힘든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우리 일상에 비일비재하다. 저자는 이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 “시기적절하게 갈등을 표현하라”고 말한다. 폭발하는 갈등은 이미 수많은 ‘소소함’이 켜켜이 쌓여서 상대방에 대한 고정관념이 변호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모두를 파괴하는 갈등이지 않나 싶다. 저자의 말처럼 소소할지라도 갈등이 잘 표현되는 것이 시작일터다.

특히 조직생활에서의 관계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는 선배들의 몸부림’과 ‘선배들에게 찍히지 않으려는 후배들의 몸부림’이 뒤섞여서 아주 복잡한 역학을 만들어낸다. 조직 내 관계에 실망하여 깔끔하게 Give & Take로 생활하려는 이들에게 “조직에 들어간 이상 이미 수많은 관계는 시작되었고 그 관계를 맺어갈 일말의 책임은 그 조직을 선택하고 조직에 발을 담근 자에게도 있다”라고 일침을 날린다. 또한 “궁극적으로 조직 문화를 살벌하게 하고, 사회를 멍들게 하고, 한 개인에게 정신적인 외상을 입히는 조직의 부적절한 인물에 대해서는, 그 인물에 대한 여론을 만들어가야 하고 함께 대응해야 한다”라며 조직 내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이들이 힘으로 인해 부당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공감은 '습관'이다
마지막 부분에 나온 ‘공감 소통’을 읽으며 정혜신 박사가 쓴 《당신이 옳다》의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말라는 글이 생각났다. 공감. 말은 쉽지만 실제로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기에 절대 쉽지 않다. 내가 느끼는 것과 다른 느낌을 호소하는 이에게 공감을 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이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끝까지 잘 듣고” “해결하려 들지 말고” “손짓과 몸짓을 사용”하라고 말한다. 또한 빤한 세 가지의 말을 관계에서 절대 빠뜨리지 말라고 한다. 바로 “고마워” “안녕” “미안해”다. 말은 쉬운데, 이 방식이 몸에 배기까지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공감이란 사실 습관에서 시작되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 끝까지 들어주는 습관, 추임새를 넣어주는 습관, 되물어주는 습관이 공감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반복적인 행동은 66일이 지나면 무의식의 영역에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는 연구 논문도 있던데, 거의 도 닦는 심정으로 관계 기술도 66일 이상으로 갈고 닦아야 하나보다.

그리고 매 장 마지막에 있는 ‘진심 소통을 위한 팁’이 아주 꿀팁이다. 앞의 이야기를 다 읽을 시간이 없다면 이것만 골라 읽어도 정리는 되겠지만 아마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앞의 이야기도 빨려 들듯이 읽게 될 것이리라. 심지어 글을 읽었는데 말이 생생해서 현장 강의를 들은 느낌일 정도. 좋은 관계를 원하지만 관계로 많이 지쳐서 사람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이들에게, 도망가기 전에 이 책을 손에 들기를 추천한다.

 

이지혜

 

 

이지혜 goscon@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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